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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불합리한 고난도 한붓그리기 로그라이크, 블러디 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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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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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25-01-02 오후 2:53: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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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터치는 1인 개발사 솔루테나 스튜디오와 협력해 2023년 1월 31일 모바일 플랫폼으로 출시된 로그라이크 덱 빌딩 게임 '블러디 룬' PC 버전을 10월 25일 국내 정식 출시했다. 플랫폼은 윈도우 PC(스팀)로, 정식 한국어를 지원한다.
'블러디 룬'에서, 유저는 퍼즐을 풀어 적을 물리치고 최종 스테이지까지 나아가야 한다. 퍼즐 방식은 한붓그리기로, 블록을 2칸 이상 연결하면 연결된 블록을 제거한 뒤 제거한 블록 1개당 적에게 1 피해를 입힌다. 받은 피해 1당 방해 블록 1칸이 저장되며, 피해 1은 방해 블록 1칸으로 치환돼 저장되며, 저장된 방해 블록은 필드에서 지워진 블록이 다시 생성될 때 일반 블록을 대체해서 출현한다.
서로 공격을 주고받는 방식이지만, '뿌요뿌요' 같이 상대가 보낸 방해 블록을 상쇄할 수 있는 기능은 없다. 즉 무조건 적 공격을 필드에 받아낸 뒤 방해 블록 인근에 있는 일반 블록을 삭제하는 식으로 대응해야 한다. 최종적으로 필드가 방해 블록으로 가득 차 더 이상 블록을 지울 수 없게 되면 패배한다.
스테이지를 클리어하거나 스테이지 중간에 배치된 상점에 방문할 경우 스킬 카드를 습득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스킬 카드에 기재된 패턴대로 블록을 제거하면 특수한 효과가 발동하는 방식이며, 자체로는 효과가 없으나 특정 스킬 카드가 발동될 때 추가 효과를 제공하는 패시브형 스킬 카드도 있다. 적들 역시 스킬 카드를 가지고 있으며, 적을 쓰러트리고 얻을 수 있는 스킬 카드들은 대부분 해당 적이 지닌 스킬 카드인 경우가 많다.
동일한 스킬 카드를 중복해서 획득할 경우 스킬 카드가 강화된다. 필드 위 블록을 지우는 효과는 지우는 범위가, 적에게 디버프 블록을 생성하는 효과는 생성하는 디버프 블록 수가, 적에게 직접 피해를 입히는 효과는 피해량이 늘어나는 방식이다.
적들 역시 스킬 카드를 가지고 있으며, 해당 적 컨셉에 따라 서로 시너지가 있는 스킬 2~3종을 지니고 있는 편이다. 거의 모든 경우에서 적들은 유저보다 높은 등급 스킬 카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정상적인 플레이에서는 얻기 힘든 스킬 조합을 갖추고 있는 경우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다.
적 캐릭터에 맞는 공략법을 기억해 두는 것이 중요했다. 게임 내에서 가장 강력한 방해 효과 중 하나인 '공허 블록(지워질 때 3*3 범위 내 일반 블록을 방해 블록으로 변경, 생성된 다음 턴에 일반 방해 블록으로 변질)'을 생성하는 스킬세트를 지니고 등장하는 폰(PAWN)이 대표적으로, 큰 손해를 보는 한이 있더라도 방해 블록을 건드리지 않도록 노력해야 했다.
물론 공략법을 기억한다고 해서 유저가 할 수 있는 게 그리 많지는 않다. 상술한 폰은 중후반부에 마주칠 경우 매 턴 유저의 일반 블록 4~5개를 공허 블록으로 바꾸는 패시브 스킬을 지닌 채 등장한다. 여기에서 스킬 패턴으로 추가 공허 블록을 생성할 경우, 공허 블록이 한 번에 10개 이상 생겨나며 공허 블록을 지우지 않고는 어떤 블록도 지울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곤 했다.
폰의 예시에서 알 수 있듯 게임 난도가 굉장히 높은 편이다. 블록 운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1 스테이지를 넘기지 못할 수도 있고, 가장 처음에 얻는 스킬이 적을 적극적으로 방해하기 어려운 능력이라면 2 스테이지에서 게임 오버 당할 수도 있다. 운이 좋더라도 3~4 스테이지에서 등장하는 적이 지닌 능력에 따라 클리어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
피하지 않으면 게임오버 당하는 대표적인 적이 세리아(SERIA)였다. 스테이지 시작 후 일정 턴 동안 피해를 입지 않는 '별의 규칙'과 경기 시작 직후 아무 행동 없이 상대에게 피해를 입히는 '선제공격'을 함께 들고 나오는데, 5스테이지 이상에서 등장할 경우 자신에게 3턴 간 무적 보호막을 건 뒤 경기를 시작하자마자 유저에게 50에 가까운 피해를 가한다.
개전 후 첫 공격이 가장 큰 피해를 입히기 마련인 게임 특성상 세리아의 첫 공격으로 20~30가량 피해를 입게 되는데, 이 피해가 '선제공격' 스킬 피해와 합쳐지며 스테이지를 시작하자마자 필드 전체를 메꾸고도 남는 방해 블록이 저장된다. 어떤 블록을 지워도 방해 블록만 생성되기 때문에, 첫 상점 이후 스테이지에서 고를 수 있는 적 선택지가 세리아 뿐이라면 그냥 게임을 종료하는 편이 나았다. 어차피 어떤 플레이를 해도 5 턴 안에 패배가 확정되기 때문이다.
세리아 외에도 유저를 압살하는 적이 모든 적 중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대표적으로 올비(OLVI)는 3층즈음에서 적으로 만날 경우 가로세로줄 블록을 없애는 '불 가르기'와 '불 가르기' 발동시 중심부를 함께 제거하는 '대폭발' 카드를 가지고 나오는데, 일단 발동하면 게임판에 있던 블록 중 절반 이상을 제거해 유저가 보낸 방해 블록을 모두 무용지물로 만들곤 했다.
이외에도 독 관련 스킬을 모두 갖춘 적을 중반 이후 스테이지에서 만나면 사실상 패배할 수밖에 없었는데, 필드 내 무작위 일반 블록 4~5개가 독 블록으로 전환되고 그렇게 생성된 독 블록을 한 턴에 모두 제거하지 않으면 다음 턴부터 독 블록이 증식하며 필드를 좀먹었기 때문이다. 적이 생성한 독 블록이 한데 뭉쳐있다면 다행이지만, 네 귀퉁이에 하나씩 생기는 경우엔 패배를 받아들이고 게임을 다시 시작해야 했다.
유저가 적들보다 유리한 유일한 부분은 기본 스킬인 '열쇠'다. 한 번에 제거한 블록 수가 2개 이하일 경우 상대에게 턴이 넘어가지 않고 한 번 더 행동할 수 있다. 동일한 종류 블록 2덩어리가 서로 분단돼 있을 때 사이를 이어주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었으며, 이외에 독 블록이나 얼음 블록 같이 빨리 제거해야 하는 디버프 블록을 제거할 때 유리했다.
문제는 서든데스가 시작된 뒤에는 이 기능이 유저 숨통을 조여온다는 점이었다. 서든 데스가 발동한 뒤에는 유저가 한 차례 행동할 때마다 필드 위 무작위 블록이 영구 방해 블록으로 전환되는데, 지울 수 있는 모든 블록이 2개 이하로만 붙어있는 경우엔 '열쇠' 효과로 연속 행동이 강제되기 때문에 적에게 영구 방해 블록이 1개 생성될 동안 유저는 2개가 생성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블러디 룬'은 아이디어 자체로는 나쁘지 않은 게임이지만, 게임 난도 측면에서 철저하게 유저에게 불합리하게 설계돼 있다는 점이 문제인 작품이다. 유저는 어떤 순간에도 적보다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없으며, 유저를 배려하기 위해 마련된 기능마저 유저를 불리하게 만드는 데 일조한다.
절망을 안겨주는 고난도 퍼즐을 선호하는 유저라면 구매를 고려해 볼 만 하나, 장시간 플레이해 게임 규칙을 통달한 상태로 적 배치, 블록 배치, 스킬 등장 모두에서 큰 행운이 따라야만 겨우 클리어 할 수 있는 만큼 '평범한' 퍼즐 게임을 즐기는 유저에게는 권하기 어려운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겜툰 박현규 기자 news@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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