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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요소만 빼면 좋은 게임, 드래곤 에이지: 더 베일가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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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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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25-01-07 오후 5:30: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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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피아는 일렉트로닉 아츠(EA) 산하 바이오웨어가 개발한 신작 액션 RPG '드래곤 에이지: 더 베일가드'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5 버전을 11월 1일 국내 정식 출시했다. 정식 한국어 자막을 지원하며, 국내 심의 기관으로부터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을 부여받았다.
'드래곤 에이지: 더 베일가드'는 '드래곤 에이지' 시리즈 네 번째 작품으로, 개발에 돌입했으나 출시 전까지 여러 우여곡절을 겪은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기존에는 스토리 마지막 작품으로 알려졌으나, 스토리 전개 중 후속작을 암시하는 장면이 등장하며 후속작이 더 출시될 전망이다.
'드래곤 에이지: 더 베일가드'에서, 유저는 주인공 루크가 되어 전작 등장인물이자 고대 엘프 신 중 하나였던 솔라스가 저지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테다스 대륙 북부를 탐험하고 다양한 조직·인물들과 관계를 맺으며 동료를 모으게 된다.
본격적인 게임을 시작하기 전 상세한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기능이 제공된다. 단순히 외모만 바꾸는 수준이 아니라 4개 종족, 6개 진영, 3개 클래스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종족은 캐릭터 외형에 영향을 주며, 진영은 소속된 진영 호감도 상승률 보정과 진영 전용 패시브 스킬을 제공한다. 클래스는 주된 전투 방식을 결정짓는다.
세 가지 요소 모두 대화 선택지에 영향을 미친다. 제각기 고유한 선택지가 제공되기 때문에 어떤 조합으로 캐릭터를 생성해도 다채로운 대화 선택지를 즐길 수 있다. 다만 게임 핵심 스토리가 엘프와 관련된 만큼 엘프 종족을 골랐을 때, 모든 세력 중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조직인 그레이 워든을 선택했을 때, 그리고 다양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메이지 클래스를 선택했을 때 가장 다양한 선택지가 나타났다.
클래스로는 워리어, 로그, 메이지 3종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다. 워리어와 메이지는 상반된 전투 스타일을 가진 무기 2종을 교체해 가며 사용할 수 있으며, 로그는 근거리 무장과 원거리 무장을 동시에 다룬다.
모든 클래스는 스킬 트리를 어떤 식으로 발전시키느냐에 따라 특정 분야에 특화된 '전문화' 클래스로 거듭나게 된다. 워리어의 경우 적 생명력을 흡수하는 리퍼, 대형 양손 무기를 주력으로 사용하는 슬레이어, 방패와 광역 공격에 특화된 챔피언 중 하나를 선택하는 식이다. 스킬 초기화가 자유롭기 때문에 다양한 스킬 트리를 테스트한 뒤 자신에게 가장 어울리는 전문화를 선택할 수 있다.
게임 플레이 중 클래스를 교체할 수는 없지만, 모든 클래스가 회피·방어·반격 등 다양한 액션을 취할 수 있다. 또한 근거리 교전과 원거리 교전이 모두 가능하기 때문에 특정 클래스를 골랐다는 이유로 액션성이 제한되지는 않는다.
기본적인 액션을 즐길 수 있도록 한 동시에 클래스별 특징도 살아있다는 점은 '드래곤 에이지: 더 베일가드'가 지닌 강점 중 하나다. 워리어는 원거리 공격 수단이 극도로 제한되는 대신 방어와 반격을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로그는 무기 스왑이 불가능한 대신 근거리 공격과 원거리 공격을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어 다채로운 전투가 가능하다. 메이지는 기본 공격이 약한 대신 다양한 스킬로 전투를 끌어나가는 클래스로, 전략적인 전투가 요구된다.
전투 과정에서는 유저의 순간적인 판단능력이 요구된다. 적들이 가하는 공격은 방어할 수 있는 일반 공격과 방어 불가 공격으로 나뉘며, 이 중 일반 공격은 정확한 순간에 방어 버튼을 누르면 반격 액션으로 이어갈 수 있다. 하드코어한 액션 게임은 아닌 만큼 반격 타이밍이 꽤 여유로운 편이며, 반격에 성공할 경우 전투를 상당히 유리하게 끌어나갈 수 있는 만큼 반격 위주 플레이를 지향하게 됐다.
동료를 직접 조작할 수는 없지만, 동료에게 스킬 사용 지시를 하달해 전투 중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상술한 액션성과 주인공과 동료들을 망라한 다양한 스킬을 통해 적 다수를 휩쓸어버리는 건 상당히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게임 진행은 오픈월드가 아니라 미션과 퀘스트를 중심으로 한 스테이지형 필드에서 이뤄지지만, 오픈월드를 탐험하는 듯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상호작용과 탐험 콘텐츠가 마련돼 있다. '와이드 리니어 시스템'으로 불리기도 하는 개념으로, 이전 '드래곤 에이지' 시리즈에서도 도입된 바 있는 만큼 기존 유저들에게는 익숙한 방식일 수 있다.
다만 게임 초중반이 지난 뒤로는 동일한 콘텐츠가 반복해 등장한다는 점은 아쉬웠다. 초반 5~7시간 가량을 플레이 한 뒤로는 새로운 콘텐츠를 만나는 즐거움이 사실상 사라진다. 게임 스토리가 그리 흥미로운 편은 아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게임 재미가 크게 떨어지는 셈이다.
전반적으로 액션 RPG 재미 요소를 담아내고자 노력한 게임이며, 이러한 시도 중 일부는 확실히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노력 중 게임 스토리에서 오는 재미는 챙기지 못했다는 점이 단점이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상호작용을 통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게임 특성상 동료들을 모두 모집하기 전 까지는 상당히 평면적인 스토리가 펼쳐지고, 동료가 모두 모인 뒤로는 성적 정체성에 대한 과도한 집착으로 인해 스토리 몰입감이 크게 떨어진다. 일부 동료 스토리를 진행하는 중 '트랜스젠더'나 '논바이너리' 같은, 판타지 세계관과 어울리지 않는 단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해가며 성적 정체성에 대한 개발진의 철학을 설파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세력별 핵심 인물은 모두 여성이며, 남성은 악역이거나 단역, 혹은 여성 캐릭터를 돋보이게 하는 용도로만 등장한다는 점도 몰입감을 해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전작 주요 등장인물임에도 불구하고 극초반 장면을 제외하면 존재감을 상실하는 드워프 남성 캐릭터인 바릭이 있다. 고전적인 성역할 관념 타파를 시도한 점은 긍정적인 일이나, 이러한 요소에 지나치게 집착한 나머지 새로운 형태의 성차별을 낳은 셈이다.
한편 '드래곤 에이지' 시리즈를 상징하는 요소 중 하나인 어두운 세계관은 잘 드러나지 않는 편이다. 대표적으로 잔인하고 사악한 귀족들이 지배하는 테빈터 제국은 극초반을 제외하면 그러한 면모가 잘 드러나지 않아 평범한 판타지 국가처럼 여겨진다. 일부 동료들이 대사를 통해 특정 종족에 대한 차별을 우려하기도 하나, 스토리 진행 중 유저가 그러한 부분을 체감할 수는 없다. 진중하고 무거운 스토리를 원했던 유저들에게는 감점 요소가 될 수 있다.
전작을 몰라도 스토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 역시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요소다. 전작 내용을 자연스럽게 알려주는 방식이 아니라 전작과 연결고리를 끊어버리는 방식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전작 내용이 아예 언급되지 않는 건 아니기 때문에, 전작을 플레이하지 않았던 유저라면 초반 스토리 이해에 필요한 배경 지식이 없어 스토리 몰입이 어려워진다. 반면 전작을 플레이해 본 유저라면 '아니 이 캐릭터를 이런 식으로 소모한다고?' 하는 생각이 들어 스토리를 불쾌하게 느낄 수 있다.
액션성과 게임 콘텐츠만 고려하면, '드래곤 에이지: 더 베일가드'는 잘 만들어진 액션 RPG다. 문제는 스토리 전개가 유저에 따라 부정적으로 느껴질 수 있고, 특히 전작을 플레이 한 유저라면 부정적인 감정을 넘어 불쾌함까지도 느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게임 스토리와 나머지 게임 플레이를 완벽히 분리해서 즐길 수 있는 유저에게는 추천할 만한 게임이나, 그렇지 않은 유저라면 구매 전에 한 번 더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겜툰 박현규 기자 news@gamto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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