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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클래식하게 잔잔한 힐링, 마이 심즈: 코지 번들

작성자 :	등록일 : 2025-01-10 오후 5:19:18

게임피아는 일렉트로닉 아츠가 개발한 인생 시뮬레이션 어드벤처 '마이 심즈: 코지 번들'을 2024년 11월 20일 국내 정식 출시했다. 플랫폼은 닌텐도 스위치이며, 정식 한국어 자막을 제공한다.

'마이 심즈' 시리즈는 EA 인생 시물레이션인 '심즈' 시리즈 외전 작품군으로, '마이 심즈: 코지 번들'은 2007년 9월 출시된 '마이 심즈'와 2008년 10월 출시된 후속작 '마이 심즈: 심들의 왕국' 을 리마스터한 '마이 심즈 킹덤'을 결합한 번들 상품이다.

'마이 심즈'에서, 유저는 쇠퇴한 마을을 재건해야 한다. 마을을 발전시키기 위해 '정수'라는 자원을 다뤄야 하나, 정수를 다룰 줄 아는 '정수 마스터'가 사라져 서서히 쇠락해 가는 상황이다. 유저는 새로이 정수를 다룰 수 있는 심이 되어 시장인 로잘린을 도와 마을을 재건하고 관광객을 불러와 마을을 번영시켜야 한다.

'심즈' IP를 활용해 개발된 작품이지만, 오리지널 '심즈' 시리즈 작품과는 플레이 방식에 차이가 있다. '심즈' 시리즈가 명확한 목적 없이 유저 스스로가 게임 목표를 설정하고 플레이 하는 샌드박스 인생 시뮬레이터라면, '마이 심즈'는 명확한 목적이 있는 힐링 커뮤니케이션 어드벤처 게임에 가깝다.

광물, 식량 등 게임 진행 중 유저가 수집한 모든 재화는 정수로 치환되며, 이렇게 수집한 정수를 소모해 건물을 건설하거나 가구를 제작하고 도색하는 등 도시 재건 활동을 펼칠 수 있다.

이렇게 도시를 재건하다가 마을을 찾은 방문객에게 마을에 정착하도록 권유해 마을 주민을 늘릴 수 있으며, 로잘린 시장이나 마을 주민들의 부탁을 들어주면 새로운 복장이나 건물을 이용할 수 있게 되며, 특정 부탁을 해결하고 길을 막고 있는 도구를 얻게 되면 새로운 지역이 해제되고 그 지역을 재건하는 식으로 플레이하게 된다.

'코지 번들'이라는 명칭으로 함께 출시된 '마이 심즈 킹덤'은 '마이 심즈'와 비교해 어드벤처 요소가 강화된 작품이다. 유저는 마법사인 '완도리어'가 되어 왕국을 번영시켜야 한다. 전작의 기본적인 플레이 방식은 유지하되 판타지적인 요소가 결합해 색다른 경험을 즐길 수 있으며, 유저가 내키는 대로 플레이할 수 있던 '마이 심즈'와 달리 왕의 명령을 받고 왕국 주민들의 부탁을 들어주게 된다는 핵심 스토리라인이 존재한다.

주인공 심이 혼자 행동하는 경우가 많던 '마이 심즈'와 달리 '마이 심즈 킹덤'에서는 두 동료가 주인공과 함께 다니게 된다. 동료들과 역할을 분담하거나 다양한 상호작용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마이 심즈'를 플레이하고 '마이 심즈 킹덤'을 이어서 플레이한다고 해서 똑같은 게임을 두 번 즐긴다는 느낌이 들진 않았다.

포토 리얼리즘까지는 아니더라도 실사에 가까운 캐릭터 비례를 유지하는 '심즈' 시리즈와 달리 '마이 심즈' 시리즈는 SD나 그에 준하는 비율로 데포르메 된 캐릭터가 등장한다. 어느 쪽이 더 나은지는 유저 취향에 따라 다르겠으나, 리마스터 과정에서는 SD 캐릭터라는 점이 강점이 됐다. 애초에 캐릭터가 단순화되어 묘사된 만큼 고해상도 환경에 맞춰 리마스터 했음에 캐릭터가 어색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번들에 묶인 두 작품 모두 핵심 키워드는 '힐링'이다. 게임 스토리나 연출이 자극적이지 않고, 느긋하게 목가적인 삶을 지내면서 조금씩 마을(혹은 왕구)을 성장시키고 뿌듯함을 느끼면 된다. 게임 분위기를 해치는 심각한 갈등이나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다. 잔잔하고 느긋한 분위기가 게임 전반을 지배한다.

'마이 심즈 코지 번들'의 콘텐츠는 신선함이나 세련됨과 거리가 멀다. 원작이 출시된 지 십수 년이 흘렀고, 오래된 게임을 리메이크가 아니라 리마스터 한 만큼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긴 하다. 장르 마니아라면 대부분 타 게임에서 수 차례 경험해 본 적 있는 콘텐츠일 가능성이 높다.

그래도 이식 완성도가 높은 편이고, 리마스터 과정에서 조작성이나 해상도 등이 현세대 게이밍 콘솔에 맞게 개선된 점은 분명하다. 과거 '마이 심즈' 시리즈를 재미있게 즐겼던 유저라면 추억에 잠겨 플레이할 수 있을 것이며, '동물의 숲' 시리즈 등 커뮤니케이션 어드벤처류 게임을 즐겨 플레이하는 유저라면 구매를 고려해볼만 하다.

겜툰 박현규 기자 news@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