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툰-카툰으로 보는 재미있는 게임이야기

PWD

	게임 리뷰/프리뷰

	만화로 보는 게임리뷰

	죽이는 캐릭터 인터뷰

	추억의 게임::이겜 아시나요

	게임기행

리뷰/프리뷰

HOME > 리뷰/프리뷰> 리뷰/프리뷰

제 목 : 리마스터 아닌 리메이크 되었어야 하는 게임, 프리덤 워즈 리마스터드

작성자 :	등록일 : 2025-01-16 오후 4:32:22

반다이 남코 엔터테인먼트는 딤프스가 개발한 '프리덤 워즈 리마스터드'를 1월 9일 국내 정식 출시했다. 플랫폼은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4·5, 닌텐도 스위치, 윈도우 PC(스팀)다. 정식 한국어 자막을 지원하며, 국내 심의기관으로부터 15세 이상 이용가를 부여받았다.

'프리덤 워즈 리마스터드'는 2014년 6월 플레이스테이션 Vita로 출시된 '프리덤 워즈'를 리마스터한 작품이다. 해상도를 향상하고 난이도 조정과 편의성 개선 등이 이뤄졌다.

'프리덤 워즈 리마스터드'에서, 유저는 '판옵티콘'이라고 불리는 감옥 도시에 수감된 '죄인'이 되어 100만 년에 달하는 징역을 살아야 한다.

지구가 황폐해지고 거의 모든 자원이 사실상 고갈되는 바람에 태어나서 자원을 소모하는 것 자체가 죄악시된, 사람을 비롯한 모든 것을 자원으로 따지는 디스토피아 세계가 배경이다. 형기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사회봉사'라고 불리는 자원 기부, 혹은 특수 작전을 통해 다른 판옵티콘을 습격하고 자원을 강탈해 오거나 다른 판옵티콘의 공격을 막아내는 등 사회에 공헌하는 것뿐이다.

자원 고갈로 인한 디스토피아 세계관을 그린 작품이 많으나, '프리덤 워즈'는 태어난 것 자체가 죄악이라는 극단적인 상상력을 통해 독창적이고 매력적인 세계관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주인공은 사회봉사 중 사고로 기억을 잃어버린 죄인으로, 가장 중요한 자산 중 하나로 꼽히는 '기억'과 '정보'를 분실한 죄로 형기를 처음부터 다시 살아야 하는 처지에 빠진 인물이다.

날 때 부터 죄인으로 태어나는 만큼, 플레이 초반에는 가장 기본적인 인권조차 보장받지 못한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각종 권리는 사회봉사나 자원 기부를 통해 형기가 줄어든 만큼 얻을 수 있는 포인트를 통해 허가받을 수 있는데, '5보 이상 연속해서 보행할 권리', '평시 누워서 휴식할 권리' 등이 대표적인 예시다. 빠른 이동 기능 등 각종 게임 시스템 중에도 역시 권리를 구입해야 사용할 수 있는 요소가 있다.

몰입감을 위한 장치였지만, 게임 기능을 유저가 직접 해제해야 한다는 점에서 불편함이 느껴지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으로 빠른 이동 기능이 해제되기 전에는 유저가 직접 조작해 독방과 이벤트 장소를 왕복해야 하는데, 달리기 권리가 해방되지 않았다면 게임 플레이가 상당히 번거로워졌다. 게임 플레이 경험에서 핵심적인 부분을 차지하는 초반부에서 발생하는 일인 만큼 유저 성향에 따라선 게임 플레이를 중단하기에 충분한 이유가 될 수도 있다.

리마스터 과정에서 스토리가 개선되거나 보강되지 않은 점은 아쉽다. '프리덤 워즈' 스토리는 스토리 전개와 절정, 결말이 전반적으로 아쉽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특히 엔딩이 스토리를 방치하고 중간에 멈춰버리는 수준에 가깝다 보니 후속작이 출시될 가능성을 기대하기 위해서라도 스토리가 개선되기를 바랬으나, 원작에서 변하지 않은 스토리가 그대로 전개됐다.

사회봉사는 대부분 다른 판옵티콘에서 출전한 병력과 교전하는 내용을 다룬다. 적으로는 타 판옵티콘의 죄인 등 인간형 적과 거대 로봇인 '어브덕터'가 등장한다. 인간형 적만 등장하는 경우도 있고, 어브덕터만 등장하는 경우도 있으며, 때로는 두 유형 적이 모두 등장하기도 한다.

독특한 전투 시스템은 '프리덤 워즈 리마스터'의 매력 요소 중 하나다. 유저는 무장 2종 외에 '가시'라는 특수 장비를 장착할 수 있다. 일종의 그래플링 훅으로, 빠르게 이동하거나 장애물을 극복하고 고지대를 점거하는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된다. 특히 벽에 달라붙은 채 근거리 무기를 휘두르거나 원거리 무기를 사격할 수 있는데, 어브덕터 몸체에 달라붙어서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게임과 다른 방식의 액션을 즐길 수 있다.

한손검으로 분류되는 무기를 착용하고 있을 때 어브덕터의 관절 부위나 부속지에 달라붙을 경우 '용단'이라는 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 관절을 집중적으로 공격해 해당 부위를 절단하는 부위 파괴 시스템으로, 해당 부속지를 사용하는 공격 패턴을 봉인할 수 있을뿐더러 분리된 부속지가 그대로 자원이 되기 때문에 게임 플레이에서 매우 유용하게 활용됐다. 거대한 적의 사지를 분해한다는 데에서 짜릿한 재미도 느낄 수 있었다.

전투 난도는 매우 높은 편이다. 초반부 적 공격력과 체력이 감소하는 등 난도 문제가 일부 해결되긴 했으나, 후반으로 갈수록 사회봉사 난도가 불합리해진다는 문제는 유지됐다. 게임 설계상 아군과 적군 모두 방어력에 비해 공격력이 높게 책정되기 때문이다.

어브덕터는 광역 충격파 공격 한두대로 유저와 동료 NPC를 전멸시킬 수 있을 정도로 위협적이며, 인간형 적은 유저 이동 경로까지 예측한 사격 공격을 가한다. 게다가 이 사격 공격은 적이 아군을 포착한 뒤 약 0.5초 이내에 일어나며, 로켓 런쳐나 저격총 등 특수 총기에 당할 경우 2~3대 안에 전투 불능 상태가 되고 만다.

더 큰 문제는 모든 상황에서 적이 유저보다 수적으로 유리하다는 점이다. 대다수 사회봉사에서 유저 부활은 최대 5회가량으로 제한되는데, 적은 아군이 임무 목표를 달성할 때 까지 무제한적으로 부활한다. 또한 아군은 각종 임무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반면 적들은 자신들이 얼마나 죽든 간에 신경 쓰지 않고 자살 돌격에 가까운 공격을 가해온다.

어브덕터와 인간형 적이 동시에 출시하는 고난도 사회봉사에서는 말 그대로 지옥도가 펼쳐진다. 어브덕터를 처리하기 위해 용단을 시도하면 인간형 적이 저격을 가하며, 인간형 적을 먼저 처리하고자 하면 적 어브덕터 2~3기가 동시에 광분 상태에 빠져 무차별 광역 공격을 가한다.

게다가 아군 측에는 어브덕터가 존재하지 않는다. 전차가 포함된 적 대대를 일개 분대로 틀어막아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어브덕터 3~4기와 인간형 적이 동시에 등장하는 임무를 수행하다 보면 분명 설정상으론 존재하던 아군 어브덕터가 이럴 때는 왜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지 원망스러워지기도 했다.

그래도 원작과 비교해 일부 시스템이 개선된 점은 다행인 부분이다. '프리덤 워즈' 원작은 무기 생산과 강화에 현실 시간이 소모됐고, 같은 무기를 생산해도 성능이 무작위로 결정되기 때문에 스토리 진행에 맞춰 무기를 강화하는 것도 벅찰 때가 많았다.

리마스터 버전에서는 옵션이 고정된 무기를 전장에서 습득할 수 있으며, 장비 강화나 아이템 합성 등도 몇 시간 동안 기다릴 필요 없이 즉시 완료된다. 자신에게 필요한 아이템 강화 재료를 어떤 사회봉사에서 습득할 수 있는지만 파악할 수 있다면 장비와 관련된 문제가 크게 발생하지는 않았다.

'프리덤 워즈 리마스터드'는 매혹적인 세계관에 더해 타 게임에서는 즐길 수 없는 독특한 액션성을 제공하는 작품이다. 대체 불가능한 게임성을 자랑하는 만큼 액션 게임 마니아거나 원작에 대한 추억을 지닌 유저라면 구매를 고려해볼만 한 게임임은 분명하다.

그렇기에 아쉬움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원작 '프리덤 워즈'는 매력적인 세계관을 갖췄으나 그 매력을 살리는 데에는 실패한 게임으로 여겨져 왔다. 가시를 사용한 전투와 어브덕터와의 결전은 매력적이었으나, 스토리나 게임성, 난이도 설계 등 다양한 측면에서 아쉽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가 '프리덤 워즈 리마스터드'에도 이어진다. 하나하나 뜯어보면 매력적인 면이 없는 게임은 아니나, 나머지 단점이 그 매력을 덮어버린다.

개발사인 딤프스는 리메이크 과정에서 스토리를 수정하고 엔딩을 추가하고 싶었으나 취소되었으며, 새로운 스토리는 속편 제작 기회가 주어졌을 때 선보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그런 기회를 얻고 싶었다면 이번 작품을 리메이크로 출시했으면 안 됐다. 철저한 리메이크를 통해 게임 매력을 살리고 단점을 개선한 뒤 후속작으로 이어지는 발판을 만들었어야 했다.

겜툰 박현규 기자 news@gamtoon.com